이미지 원본보기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서 서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신슬기. 사진 티빙

인터뷰는 취재하는 기자의 입장에서도, 답하는 취재원의 입장에서도 가장 그 속내에 대한 ‘밀당(밀고 당기기)’이 벌어지는 가장 극적인 취재 방식이다. 대중문화의 경우도 그러한데, 마이크를 들고 하는 ‘공동 인터뷰’도 있고 전화나 서면으로 하는 간접 인터뷰도 있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 대하는 ‘대면 인터뷰’ 만큼 그 취재원의 속내를 잘 들여다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있었던 티빙 ‘피라미드 게임’의 인터뷰 일정은 가장 그 극적인 예를 보여줬다. 드라마의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여러가지 의미로 화제를 모은 취재원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번 ‘피라미드 게임’의 인터뷰에는 무려 6명의 인터뷰이가 나섰다. 연출을 맡은 박소연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김지연과 장다아, 신슬기, 강나언, 류다인이 주인공이었다.

이미지 원본보기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서 백하린 역을 연기한 배우 장다아. 사진 티빙

‘피라미드 게임’의 흥행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원작을 잘 살렸는지 아닌지, 신예가 중심이 된 배우들의 연기력이 충분히 무르익었는지 아닌지에 있어서는 왈가왈부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이들이 적절한 인터뷰이였냐는 질문에서는 ‘뜨거운 인터뷰이였다’고 답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사전에 화제가 된 인터뷰이가 있었던가 하면, 인터뷰가 결정된 후 이슈가 등장한 이도 있었다.

드라마의 ‘타이틀롤’로 거의 최초로 나선 김지연과 ‘장원영의 언니’로 유명세를 떨친 장다아 그리고 역시 넷플릭스 ‘솔로지옥 2’에서 인기를 얻은 신슬기는 인터뷰 전부터 화제가 되던 이들이었다. 여기에 박소연 감독의 경우에는 드라마에 대해 실제 전북교육청에서 일선학교에 ‘피라미드 게임’이 벌어진다며 가정통신문을 전송한 직후 인터뷰가 이뤄졌고, 류다인의 경우에는 열애를 인정한 직후였다. 여러모로 이들에 대한 화제는 컸다.

이미지 원본보기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서 서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신슬기. 사진 티빙

이중 장다아와 신슬기는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장다아는 극 중 모든 악의 근원이었던 백하린 역을, 신슬기는 배경이 되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의 반장 서도아 역을 맡았다. 이 둘은 화제성이 있는 인물이었을 뿐 아니라, 이 작품이 데뷔작이었고, 나란히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를 졸업한 동문이었다.

당연히 이들의 연기력은 첫 작품이었기에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더욱 보고 싶었던 것은 이들이 처음 놓인 환경, 많은 세간의 관심을 소화하는 능력이었다. 그런 면에 있어, 둘은 의외의 ‘강단’을 보였다.

신슬기의 단적인 장면은 이것이었다. 극 중 서도아의 건조한 표정과 발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질문이 있었다. 이 질문은 조금 더 구체화해 신슬기에게 ‘자신의 연기에 대해 부족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라고 바뀌었다.

이미지 원본보기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서 백하린 역을 연기한 배우 장다아. 사진 티빙

보통 이런 경우 많은 신예배우들은 긴장한다. 좋은 일을 자랑해도 긴장이 되는 판에 자신의 부족함을 지적하라고 하면 동공에 지진이 일어난다. 다수의 배우들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신슬기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질문을 한 기자에게 “부족한 점은 저만의 비밀로 간직하면 안 될까요?”라고 되물었다. 순간 그의 강단에 조그맣게 탄성이 나왔다. 그는 서울대 기악과 출신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엘리트 코스’를 나온 예술계 유망주였다. 그런 그는 다양한 경험을 위해 연기에 도전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곤란한 질문이 생기면 이를 강단있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지 원본보기신슬기(맨 왼쪽), 장다아(왼쪽에서 세 번째 위)가 출연한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 포스터. 사진 티빙

장다아의 장면도 있었다. 당연히 그의 인터뷰에는 동생 장원영의 이름이 ‘주문’처럼 따라다녔다. 거의 10번이 넘게 등장한 듯하다. 당연히 동생의 영향력이나 조언, 반응 등에 매체들이 집중했다.

하지만 장다아는 동생과의 연예계 꿈이 일치한 것은 ‘우연의 일치’이며, 동생의 상황을 보면서 자신의 꿈,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됐다며 비교적 담담하게 답했다. 이러한 경우 많은 인터뷰이들이 지나치게 가족을 감싸거나 아예 관련 질문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다아는 비교적 담담하게 ‘장원영은 장원영, 장다아는 장다아’라는 기조를 유지했다.

단순히 인터뷰에서의 태도를 갖고 그의 미래를 예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연예 비즈니스는 감정의 영역, 수많은 감정의 파고가 연기를 하든 하지 않든 연예인들의 마음속을 스친다. 이에 굳은 심지와 의연한 대처를 하는 것은 연습으로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기질적인 부분에 가깝다. 신슬기와 장다아는 그런 면에서 그런 단단함을 갖추고 데뷔했다는 점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이 있었다.